취업준비생은 한번도 만나본 적이 없다. 스물 두 살 소개팅으로 만났던 첫 남친은 외국계 금융회사의 신입사원, 스물 네 살 때 만나던 금수저 휴학생오빠는 취업과는 아직 먼 나이였다.

사업이든, 취업이든 나는 무언가를 완성시킨 사람들을 만나왔지 준비중인 사람을 만나본 적이 없다. 그러다가 취업준비생을 만났다. 보고싶을 때 볼 수 있고 함께 있으면 즐거운 사람, 반듯한 외모에 나쁘지 않은 학벌과 스펙이 있기에 쉽게 취업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여느 여자들이 그렇듯 함께하는 미래를 꿈꾸며 기분 좋은 상상에 빠지기도 했다.



내가 어느 날부터 잔소리꾼이 되기 시작했다. “자소서는 다 썼어? 나한테 보내봐~ 피드백해줄게.”

여기는 이렇게 고치고, 이런 표현은 적절치 않고피드백을 주면서도 내심 마음이 불편했다. 혹시나 감정이 상하지는 않을까. 말한다고 고치기는 할까왜 자신의 취업인데도 나보다 적극적이지 않을까. 불편함을 숨기기 시작하자 가슴이 답답했다. 서류라도 합격하면 좋을텐데 어쩌다 조심스럽게 물으면 떨어졌다는 답만 돌아오니 더 갑갑했다.

혹여나 취업을 하지 못하면 어쩌지? 내 결혼계획에 차질이 생기는데.. 올해에는 취업해야 내가 생각하는 이 시기에는 결혼식을 할 수 있을텐데.. 얘랑 결혼을 할 수 있을까? 취업하고 연수가서 바람나면 어쩌지? 지금 이 사람을 만나는게 맞나? 머리 속에 수많은 질문들이 떠다녔다. 정리하다보니 내가 가지고 있는 고민 중 현재진행 중인 것은 없었다. 모두 미래를 향한 질문들이었다. 심지어 생길지 안생길지 확률 조차 내볼 수 없는 막연한 질문들. 그저 현재 남자친구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여러 명분을 가져다 붙이는 것 뿐이었다.

 


과연 나는 남자친구의 알 수 없는 미래를 기다리고 있던걸까?

 

나는 나의 안정적인 내일을 위해 사는 게 아니라 상대방의 미래에 내 안정적인 미래를 투영시키고 있던 것이다. 할 지도 하지 않을지도 모르는 결혼이라는 단어를 가져다 붙이면서 말이다.

그리고 그게 계획대로 되지 않을 것 같자 스스로를 고민의 늪에 빠뜨리며 책임을 남자친구에게 돌리고 있었다.

 

상대를 해치지 않는 소통은 항상 의 원인을 중심으로 해석하라고 한다. 관계를 맺어가는 과정도 마찬가지다. 원인을 상대에게서만 찾다보면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현재 만나는 사람이 원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헤어짐이 답이다. “이 사람의 미래는 밝을거니까 나는 그 미래를 응원하며 만날거야.”라는 말은 현재의 상대를 사랑하는게 아닌 알 수 없는 미래의 상대를 사랑하는 것이다.

 

알 수 없는 미래를 기다리고 있는가? 기다림은 멈추고 눈에 보이고 느껴지는 현재에 집중해라. 현재에 마음에 들지 않는 게 있는가? 그렇다면 헤어짐이 답이다.

 

예시

미래의 문제 (아직 발생하지 않은)

현재의 문제 (이미 발생한)

난 남자친구를 사랑해. 하지만 얘가 올해 취업할지 안할지 모르겠어. 얘가 취업을 못하면 어쩌지? 성실하고 스펙도 좋으니 취업은 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해.

-  남자친구가 늦잠을 자서 자꾸 약속시간에 늦어서 속상하고 짜증나.

-  남자친구가 클럽을 갔다가 여자랑 연락을 주고 받았어. (무조건 헤어지세요.)

-  남자친구가 서류전형에서 떨어져서 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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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클럽라운지 파운틴


친구들이랑 놀다보면 항상 가는 곳만 가게 된다. 새로운 곳들이 많이 생기고 유행하는 클럽도 변한다는데

자주 놀러가지 않는터라 매번 가던 곳만 간다. 몇년 전만해도 친구들 손 이끌고 여기저기 데리고 다니던 나인데 요즘에는 멍~하니 지낸다. 

지난 금요일은 술마시고 놀기로 작정한 날. 혼자 8시쯤까지 야근하고 술먹기 전이라고 운동30분하고 우선 청담으로 향했다. 청담 소셜라운지(사교클럽..?)은 대표적으로 4군데 정도 있는데 그건 조만간 다시 작성하기로 ...


1차로 청담에서 놀다가 이태원으로 넘어갔다.

파운틴은 지난 번에 30초 정도 가보았는데 다른 클럽들과 달리 조명이 매우 밝다. 신분증 검사도 철저히 하는 것 같아서 신분증을 회사에 두고 온 나는 여권사진을 다운받았는데 나랑 같이 간 언니는 그냥 패스당했다.

좋아해야하나 말아야하나. 늙었다는 증거겠지...ㅋㅋ...



파운틴 한쪽 벽면에는 커다란 장식이 있다. 조명이 밝다는게 와닿지 않는가.. 무척 밝다..밝아..


이태원 파운틴은 1~3층까지 있다는데 나는 2층까지만 가봤다. 

1층은 작은 테이블 몇개 있는정도고 2층은 스테이지보다는 착석하는 테이블이나 스탠드테이블, 피자와 파스타같은 음식을 주문할 수 있다.

피자는 삼천원이고 파스타는 모르겠는데 피자가 진짜 맛있다...ㅠㅠ...

너무 맛있어서 3조각 먹었다!

술을 얻어먹어서 주대가 얼마인지 모르겠는데 뭐 그리 비싸지는 않은듯?




평소에도 블로그정신이 투철하지 않아서 이 날도 포스팅할 생각으로 꾸역구역 찍었더니 이런 것 밖에 없음.

2층에 있는 미러볼이다. 예쁘다. 


이 날 있었던 웃긴 헤프닝!

2층에서 언니랑 언니친구인 오빠들이랑 맥주 마시고 있는데 우리 옆 쪽 테이블에 있는 어떤 남자애랑 자꾸 눈이 마주치는게 아닌가.

일부러 마주친 게 아니라 그냥 구도 자체가 내가 멍하니 서있으면 그 남자애 얼굴이 보이는? 그런 구도였다.

몇 번 눈이 마주쳐서 그냥 그런가보다;; 했는데 그 남자애가 일행들이랑 나가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한테 고갯짓을 하며 나오라고 했다. ㅇㅅㅇ??????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적극적인 친구.. 나보다 서너살은 어려보이던데 패기 넘쳐! 물론 나는 나가지 않고 우리 자리에서 피자랑 맥주만 들이켰음.


내가 아직 한 물 가진 않았나보다 싶었다.


이 외에도 1층에 돌아다녔더니 누가 갑자기 허리를 잡질 않나 ㅠㅠ.... 20대 중후반인지라 부담스럽고 무섭다..★

무튼 새벽 4시쯤까지 놀았는데 그 시간까지 사람도 많고 시끌벅적했다. 캐주얼한 클럽이어서 전반적인 연령대가 낮은 것 같다.

가볍게 놀긴 편하지만 그래도 나는 글램이나 디브릿지갈래! 호잇



정리하자면

입장료 : X

연령대 : 20초~30초

가격대 : 피자 3천원

특징 : 조명이 밝다!


끝~

다음 주에는 못놀고 다다음주에는 어디서 놀아볼까!!!!!!!!!!!!!!!으하하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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