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남자친구를 만났다.
월요일에도 보고싶었고
화요일에도 보고싶었는데
너무 바빠 볼 수 없었지만 내가 계속 힘들어하는 탓에 피곤하지만 나를 보러 와준 것이었다.

나는 월요일에도 화요일에도 울었는데
남자친구를 만나는 수요일에는 울지 않았다.

남자친구 품에 폭 안겨서 조금은 불편한 자세로 명동을 돌아다녔다.

명동에는 장어, 치즈가리비 등 색다른 길거리 음식들이 즐비해있었고 조금 헤매다 우리는 화포식당에 갔다.

우리의 대화는 여느 때와 비슷하게
내가 어떤 하루를 보냈고 남친은 어떤 일이 있었는지 나누었다.
남친은 내가 힘들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나는 존재로 도움이 된다고하니
"그 이상으로 도움이 되고싶어"
라고 말했다.

고마웠다. 내가 그만 울고 앞으로 나아갈 이유가 생긴 것 같았다.

우리는 코인노래방에 갔고
6곡 중 4곡을 내가 불렀으며
나는 내가 부르고 싶은 곡을 부르고
남친은 나에게 들려주고 싶은 곡을 불렀다.

같이 택시를 타고 집에 오면서
새로산 노트북으로 나를 찍은 영상을 보여주며 너무 재밌지 않냐며 자랑했다.

내가 아닌 사람이 나라는 존재자체로 즐거워하고 재밌어 하는게 흥미로웠다.

나는 해뜰때까지 같이 있고 싶었지만
평소보다 순순히 집에 들어갔다.

나의 사랑을 보여주는 방법이
상대가 원하는 것을 해주는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순순히 집에 들어갔다.

나는 이번 주말에는 남자친구를 만나지 말아볼까 생각 중인데 잘 할 수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너무 심연에 빠지지않고 이 시기가 지나갔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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